토가이누의피(咎狗の血)

[번역] 토가이누의피 오피셜 숏스토리(케이스케) 오솔길(小径)

체리🍒(cherry) 2022. 9. 26. 01:11

토가이누의피 오피셜 숏 스토리(케이스케)

커플 이야기x 이그라 일상

 

네이버 블로그의 글을 옮겼습니다.

후치이님 코멘트는 네이버쪽에서 봐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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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라에는, 필드인 토시마 내에 몇 개의 「중립지대」가 존재한다.

어디까지나 참가자들이 결정한 것으로, 이그라를 개최하는 비스키오가 정한 건 아니다.

마약왕의 자리를 걸고, 피로 피를 씻는 난폭한 자들에게도 휴식은 필요하다는 것인지, 암묵의 양해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토시마 대로의 동쪽에, 대전 후 방치되어 황폐해진 호텔이 있다.

그곳도 지금은 참가자가 모이는 중립지대로서 기능하고 있었다.

그 호텔에서의, 어느 날 생긴 일---.

「어라?」

로비의 일각.

거무칙칙한 소파에 앉아 아키라 케이스케와 이야기하고 있던 린은, 갑자기 눈을 깜박이며, 뭔가를 떠올린 것처럼 웨이스트 백을 뒤지기 시작했다.

「어라라?」

「왜?」

초조한 모습에, 케이스케는 궁금해하는 시선을 던진다.

「아니 그게, ……어라, 정말 없어. 이상하ー네」

가방에서 꺼낸 사진 다발을 훑어보며, 린의 얼굴이 찌푸린 표정이 된다. 뭔가 찾고 있는 모양이다. 좀처럼 발견되지 않는지, 마침내 등받이에 기대 가방을 거꾸로 들고, 들어있던 것을 무릎 위에 털어놓았다.

디지털카메라, 물병, 고형식품……그 밖에도 잘 알 수 없는 잡화류가 많이도 떨어진다.

「없어!」

「뭔가 잃어버렸어? 중요한 거?」

케이스케에게 질문을 받자, 린은 가볍게 뺨을 부풀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진이, 없어졌어. 아껴둔 비장의 보물이었는데ー」

「……아껴둔 비장의, 보물?」

「응」

어떤 사진인데,라는 표정으로, 케이스케가 앵무새처럼 되풀이한다.

소파에 기대 관망하던 아키라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입을 열었다.

「어딘가에 떨어뜨린 거 아닌가」

「아니, 아마도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음ーーーーー」

미간을 찌푸리며 자못 심각해 보이는 표정으로, 린은 팔짱을 낀 채 끙끙거린다.

무릎 위에는, 아직 가방 속 내용물이 흩어진 채 남아있다.

「그 중요한 사진은, 한 장이야?」

「응, 그렇긴 한데, ……응?」

한바탕 끙끙거리던 린이, 질문에 대뜸 고개를 들었다.

그대로 지긋이 케이스케에게 시선을 던진다.

「……왜?」

갑자기 정면에서 쳐다보니, 케이스케는 약간 당황한 듯 눈을 깜박인다.

「설마, ……아니 아니야, 설마아」

실로 의미심장한 말투로, 린은 커다란 눈을 빛내고 히죽 웃으면서, 케이스케를 향해 검지를 들이댔다.

「……설마아ー, 범인은 케이스케?」

「……하아⁉︎」

예상외의 발탁에 얼빠진 소리가 나온다.

케이스케는 기가 막힌다는 분위기로, 당장은 말도 안 나오는 건지, 입을 수차례 뻐끔거렸다.

「왜, 왜 그게 나야!」

「그렇지만 달리 짐작 가는 사람 없는걸」

린이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딴청을 한다.

「어째서 그ー렇게 되냐고! 나 아니거든! 대체, 어떤 사진인 지도 모르는데」

「실은 말이야ー, 그 사진은ー……」

젠체하는 말투로 말을 멈추고, 린은 히쭉 웃었다.

「훗훗훗, 그 사진은 말이지. 무려! 아키라의 비밀 몰카야ー!」

「에엑⁉︎」

케이스케가 경악으로 눈을 부릅뜬다. 완전히 방관자로 정해져 있던 아키라는, 관객이 대뜸 무대에 끌어올려진 기분에 약간 당황했다.

「……이봐」

「왜ー?」

아키라의 언짢은 목소리도 어디서 바람이 부나 하며, 린은 시치미를 뗀다.

「언제 찍었어, 그런 거」

「언제 찍었는지 모르니까 몰카잖아ー, 후후후ー」

기억나는 한, 부끄러울만한 추태를 보인 기억은 없으나, 상대는 린이다.

대체 무슨 사진을 찍었다는 건지, 확실하지 않다.

「어, 어떤 사진인 거야」

케이스케가 답답해하며 조심스럽게 묻자, 린은 의미심장하게 어깨를 움츠렸다.

「에ー, 그런 건 입 밖으로 낼만한 게 아닌데」

「……입 밖으로 낼 수 없을 사진 찍은 거냐고. 언제! 어디서!」

「시끄러워 시끄러ー워」

연이은 추궁에 성가신 듯이 큰소리를 치며, 린은 고개를 세차게 가로저었다.

「그러니까! 몰카라서 비밀이라니까」

「아무튼, 그런 사진을 어딘가에 떨어뜨렸다면……, ……안 그래, 아키라!?」

필사적으로 동의를 구하는 케이스케의 눈빛이, 아키라에게 향한다.

확실히 어떤 사진인지는 짐작도 가지 않는다.

그런 것을 타인에게 보이거나, 주웠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지 않다.

하지만, 만약 떨어뜨렸다면, 포기할 수밖에 없다. 토시마 안을 돌아다니며 찾아다닐 수도 없다. 소파 등받이에 몸을 다시 기대며, 아키라는 천천히 팔짱을 꼈다.

「별로 그걸 본 녀석이 친절하게 가져다줄 리 없잖아. 그렇게 난리 떨 거 없어」

「하지만……!」

「에에에, 그런 말 해도 괜찮아? 아키라!?」

린이 고함을 치며, 안 그래도 큰 눈을 더욱 크게 뜬다.

「그, 그런 사진, 다른 사람에게 보였다간……, ……나라면, 끝이라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와락 울음을 터뜨리는 시늉을 한다.

……정말로, 뭘 찍은 걸까.

일부러 의미심장하게 행동하는 걸 알아도, 점점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느낌으로 주먹을 꽉 움켜쥔 케이스케가, 기세 좋게 소파에서 일어섰다.

「난 찾으러 갈래! 그런 사진, 변태가 주웠다간……!」

「아, 기다려!」

무릎 위의 짐을 가방에 밀어 넣으면서, 린도 황급히 일어선다.

「만약 발견하면 꼭 돌려줘! 케이스케에게는 안 줄 거니까!」

「안돼, 또 떨어뜨리면 곤란하고. 내가 책임지고 처분할게」

케이스케가 잔뜩 눈썹을 찌푸리자, 린은 짓궂게 웃으면서 파란 작업복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찔렀다.

「그런 말 하면서ー, 사실은 아키라의 사진을 갖고 싶을 뿐이잖아ー」

「뭣……!」

순간, 케이스케는 이 이상은 없을 만치 당황하며, 순식간에 귀까지 빨갛게 물들었다.

「무, 무슨 소리야! 그럴 리 없잖아!」

「어ー떨까나ー. 그게, ……안 그래?」

빙긋 웃은 린이 한 손으로 입가를 누르며, 케이스케를 곁눈질한다.

「안 그래는 뭔데!」

린의 시선을 받고, 케이스케는 점점 화가 난 것 같았다.

「그러니까 난 말이야, 사진이 없는걸 알았을 때, 가장 먼저 케이스케가 범인이 아닐까 의심했는걸ー」

「……린!」

「우크크크크」

케이스케가 미간에 힘을 실으며 짧게 외쳤다. 그러나, 린은 개의치 않고 즐거운 듯 웃고 있다. 끼어들 기분도 들지 않아, 아키라는 반쯤 어이없는 기분으로 둘의 말다툼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볍게 대화하면 금방 끝날 것 같은데, 용케도 이렇게나 무의미한 대화가 이어진다…는 건, 분쟁의 당사자가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도 있다.

「좋아, 그럼 말이야ー그럼 말이야ー, 승부하자. 이긴 쪽이, 사진 찾게 되면 가져도 좋다고 하면?」

「알았어」

무척 진지한 표정으로 케이스케가 고개를 끄덕인다.

마치 이제부터 일생일대의 큰 승부에라도 나갈듯한 분위기다.

「방법은?」

「그러게ー, 뽑기면 어때?」

어이없어하는 말투로 린이 대답한다.

「……뽑기? 그건 승부라고 할 수 없잖아……」

「운이 좋다는 것도 충분히 승부야」

「……뭐, 상관없지만」

뭐가 올지 긴장하던 만큼, 어이없이 대답으로 돌아온 방법에 케이스케는 맥이 빠진 것 같았지만, 만약 린과 제대로 주먹다짐을 하게 된다면 솔직히, 승산이 있을지의 글자조차 없을 거다.

「아키라한테 해달라고 하자. 손에 뭔가 들게 하고서, 오른쪽과 왼쪽 어느 쪽이란 거. ……자, 아키라」

그렇게 말하며, 린은 아키라에게 빨간 플라스틱 코인을 건넸다. 가방에 들어있던 잡화 중의 하나겠지. 왜 이런 일에 휘둘리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 생각하면서도, 아키라는 코인을 받아들고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두 손을 허리 뒤로 돌려 적당히 코인을 움켜쥐고, 양쪽 주먹을 두 사람 앞에 보이듯이 든다. 진심 어린 눈길이 주먹에 쏠린다.

「……그렇게 봐도, 밖에서는 모르잖아」

무심코 중얼거렸지만, 두 사람은 무척 진지하다.

아키라까지, 뭔가 터무니없이 중대한 일을 행하고 있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쪽」

「난, 이쪽으로 할래」

린이 왼쪽, 케이스케가 오른쪽 주먹을 각각 가리켰다.

「……정말 그쪽이 좋아ー?」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린이 도발한다. 케이스케는 순간 당황한 듯했지만, 금세 굳게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들며, 「이쪽!」 이라고 자신에게 다짐하듯 오른쪽 주먹을 가리킨다.

「자자, 아키라! 어서 어서! 손안을 보여줘!」

기세가 오른 린은, 이미 승리를 확신한 미소를 짓고 있다.

양쪽 주먹을 뒤집어, 아키라는 천천히 움켜쥐고 있던 손바닥을 열었다.

결과는ーーー

「아!」

「……아」

코인은, 왼손에 올려져 있었다.

「아ー싸, 맞췄다!」

린이 기쁜 듯이 승리 포즈를 지으며 뛰어올랐다.

「……미안」

풀썩 어깨를 떨구고 고개를 숙이면서, 케이스케는 힐끗 아키라를 바라본다.

대뜸 사과받아도 뭔지 알 수가 없어, 아키라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뭐가?」

「그러니까, 사진. 내가 이기면 아키라에게 주던가, 처분할 수 있었는데……」

「별로 그렇게 부끄러운 짓을 한 기억은 없어. 린이 호들갑스럽게 굴고 있을 뿐이잖아」

「그럴까, 그럼 됐지만」

「난 신경 안 쓰니까……」

「아ー키라앗!」

거기서 대화가 중단된다. 얼굴 가득 기쁜 표정을 지은 린이 아키라의 목덜미에 달려들었다.

「우왓!」

아키라 대신 소리를 지른 건 케이스케였다.

「자자ー, 승리를 축복하는 키스를ー」

「이봐, 좀 기다……!」

순간 몸을 비틀어 고개를 돌렸지만, 뺨에 부드러운 감촉이 닿았다.

「………………!!!!」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로 장절한 형상으로, 케이스케가 굳는다.

아키라에게서 뛰어오르듯 몸을 떼자, 린은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빙긋 웃었다.

「헤헤헤ー」

「………」

기절 직전의 케이스케를 곁눈질하며 점점 재밌다는 듯이 웃는다.

이어서, 파란 작업복의 등을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때렸다.

「켁…………!」

「괜ー찮잖아 닳는 것도 아니고! 남자 끼리고ー, 그렇게 굳지 말라고! 그치? 아키라」

「…………」

거기서 동의를 구해와도, 뭐라 대답할 길이 없다. 어찌할 바를 몰라, 아키라는 뺨의 감촉을 손등으로 닦았다.

「아아ー, 케이스케 시무룩해졌네. 착하지 착하지ー」

「………큿, ………누구 때문인데……」

방금 막 때린 주제에, 이번에는 땅속으로 꺼질 정도로 고개를 떨군 케이스케의 등을 달래듯이 어루만진다.

케이스케가 왜 그렇게까지 낙심하는지, 아키라에게는 도저히 짐작이 가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깨달은 것은, 린이 케이스케를 놀리는 데에 매우 진심이라는 것이었다.

린으로서는, 진지하고 고지식한 케이스케의 반응이 재밌어서 참을 수 없는 거겠지. 아무래도 아키라를 이용하는 느낌을 부정할 수 없다.

[뭐ー결국은ー, 사진을 못 찾는 건 어ー쩔 수 없겠네ー]

정신을 차리려는 느낌으로 한숨을 쉬자, 린은 표정을 재차 미간을 찌푸렸다.

[짚이는 데도 없는 건가]

[으ー음, 어떨까ー. 설마 가방 열고 뛰어다녔을 리 없고. 떨어뜨린다 해도……]

그때, 호텔의 현관문을 빠져나오는 낯익은 그림자를 깨닫고, 아키라는 시선을 돌렸다.

겉옷을 어깨에 걸치고 담배를 문, 새우등 기미의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로비에 들어온 남자는, 아키라 일행 쪽을 보자마자 곧장 다가왔다.

[여어]

느긋하게 웃으며 한쪽 손을 든 인물은, 자칭 정보상 모토미였다.

[변함없이 화기애애하고 떠들썩하구먼ー]

[뭐야 아저씨네]

흥하고 콧소리를 낸 린의 중얼거림에, 모토미는 서서히 찡그린 얼굴을 만든다.

[정말 잘도 떠드는 입이구만, 하여간. ……응? 뭐냐. 케이스케가 꽤나 풀이 죽은 모양인데]

[아하하……, 아뇨, 아무것도……]

뺨을 경련 시키며 옅은 웃음을 지은 케이스케는 힘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기ー, 나 찾는 물건이 있는데]

[찾는 물건?]

[응, 사진인데, 아껴둔 비장의 보물이야ー]

[아껴둔 비장의 보무울?]

담뱃재를 바닥에 떨어뜨리면서, 모토미는 눈썹을 치켜들어 호들갑스럽게 눈을 부릅떴다.

「무슨 사진이냐, 그거」

「아키라의 ㊙️사진」

고개를 숙이고 있던 케이스케가 고개를 들더니, 어두운 표정으로 린을 본다.

「결국, 뭐가 찍힌 거야」

「후후, 그러니까 비밀ー」

「……아키라의 사진?」

느닷없이 모토미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물더니, 생각에 잠긴 얼굴로 흘긋 천장을 쳐다보았다.

「왜 그래? 아저씨」

「아니, 그 사진이란 거……」

나직이 중얼거리며, 모토미는 어깨에 걸치고 있던 상의 주머니를 뒤져, 뭔가를 꺼낸다.

「이거 말인가?」

「…아‼︎」

「에?」

린과 케이스케가 동시에 소리를 지르며, 당장 들여다본다.

내밀어진 것은, 확실히 사진인 것 같았다.

아키라도 두 사람의 뒤에서 시선을 떨어뜨린다.

거기에 찍힌 것은ーー

「……엥? 이건……」

케이스케는 맥빠진 소리를 흘렸다.

「……잠든 얼굴?」

어떻게 봐도, 아키라가 잠든 옆얼굴이었다.

「이게, 아껴둔 비장의, 보물?」

「응」

아무렇지도 않게 린이 고개를 끄덕인다.

「잠든 얼굴은 그리 쉽게 찍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ー」

「뭐야. 걱정해서 손해 봤어…… 하아……」

완전히 힘이 빠진 케이스케가, 깊고도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 옆에서, 아키라는 은밀히 씁쓸한 기분을 맛보고 있었다. 확실히 추태라 할 종류의 것은 아니었으나ーー아키라에게는, 이건 이거대로 충분히 부끄러운 물건이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잡아 뜯어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을 억누르며, 모토미에게 약간 따가운 시선을 던진다.

「왜 당신이 갖고 있어」

「그ー러게. 아, 설마 그 나이에……」

린의 노골적인 의심의 눈초리에, 모토미는 입술을 へ모양으로 구부렸다.

「바보 같은 소리 마. 린, 너 어제, 요전에 부탁했던 추가 사진 가져왔잖아. 그 안에 들어 있었어. 뭐, 이 무슨 덤인가 했는데」

「엥, 나 실수로 넣어버렸어?」

「그래」

「……어라」

순간, 린이 아차 하는 얼굴로 눈을 깜박였다.

두 명의 대화를 듣고 있던 케이스케가, 힐끗 린을 노려본다.

어쨌든 시비를 걸려 잔뜩 놀림당하다 못해, 실은 시비를 걸었던 본인의 부주의가 원흉이었으니 무리도 아니다. 그저 지칠 뿐이다.

케이스케의 시선을 깨달은 린이, 얼버무리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아하하, 뭐ー잘 됐네. 그렇잖아, 아키라의 무방비한 자는 얼굴을 어딘가의 변태가 줍지 않은 것만으로도ー. 이거 줄게! 잘 됐네! 」

파고들 틈을 주지 않을 셈인지 연달아 빠르게 말하고는, 린은 모토미에게서 받아든 사진을 케이스케의 손에 떠밀었다.

「무슨 일 있었나?」

일련의 흐름을 모르는 모토미가, 이상하다는 듯 세 사람을 둘러본다.

「아니ー, 아무것도 아니야. 이미 해결했고. 그치ー!」

아무것도 할 말은 없다는 느낌으로, 케이스케는 지칠 대로 지친 얼굴로 느릿하게 고개를 저었다.

「또ー오 뭔가 저질렀냐, 너」

모토미는 대놓고 물끄러미 보며, 린을 곁눈질한다.

「또는 뭐야, 또라니」

코를 울리며, 린은 쭈그려앉아 고개를 숙인 케이스케의 얼굴을 밑에서 엿보았다.

「케이스케」

「……왜?」

「미안해」

린이 미안한 듯 웃으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 아니, ……됐어, 이제」

설마 사과하리라 생각 못 했던 거겠지, 오히려 케이스케 쪽이 쭈뼛거리며 시선을 피했다.

「뭔지 잘은 모르겠지만, 화해의 악수라도 하면 어떠냐」

완전히 짧아진 담배를 밟아끄고, 모토미는 히죽거리며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가끔은 괜찮은 소리 하네. 케이스케, 화해!」

기운차게 일어선 린이, 케이스케에게 한 손을 내밀었다.

케이스케는 당혹과 곤혹이 뒤섞인 표정을 지었지만, 작게 한숨을 쉬고 쓴웃음을 짓더니, 내밀어진 손을 가볍게 잡았다. 이래저래, 다소 도가 지나친 장난이었다.

린의 분위기 겸 트러블 메이커다운 부분에 사사건건 휘둘리고 있다.

ーー남은 건 그 사진만 처분해 버리면, 그걸로 됐다.

그런 생각 중인 아키라를 외면하며, 케이스케가 그 사진을 무심코 작업복의 주머니에 집어넣는 것을, 린과 모토미는 놓치지 않았다.

END

(토가이누의 피 애니메이트 점포 예약 특전 수록/2005년 2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