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야마치(茶屋町勝呂)님은 토가이누(10권/정발),

라멘토 코믹스(2권/미정발)를 담당하신 분으로 대표 이미지의 일러스트집이 존재합니다.

그 일러스트집 내 수록된 쇼트 스토리의 번역입니다.

토가이누 출연 캐릭터 : 알비트로, 군지, 키리오

라멘토 출연 캐릭터: 코노에, 라이, 아사토, 노래하는 고양이

편의점 라멘토(드라마CD 있음) 기반 일상물, 쇼트스토리.

 

스포일러는 어느 쪽의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예민한 분은 관람을 피해주세요.

텍스트로 공개하지만 외부링크 외의 재배포 등은 허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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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후치이 카부라

일러스트: 차야마치 스구로(일러스트는 이곳에 싣지 않았습니다)

 

 

일시:1월 1일

날씨:맑음

기입자:라이 점장

 

새해가 되었다. 오늘은 손님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새해이니 당연하다.

그런데, 약간… 아니, 상당히 수상한 손님이 내점 했다.

점원이 리비카인게 신기한지, 분명 취재 요청은 종종 오고 조롱할 때도 많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 녀석들은 꽤…

 

[여•기•가! 털북숭이 인간이 설친다는 소문의 지저분한 편의점 LAMENTO인가?]

새해가 되자마자, 고요하던 점내에 새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유카리, 돌아가자]

[응, 오빠…]

과자 선반 앞에 서 있던 청년이 경계심을 드러내며, 여동생 같은 소녀의 손을 끌고 재빨리 가게를 나간다. 안 그래도 손님이 적은데, 마침내 아무도 없게 되어버렸다.

 

[……, 어서, 오세요]

한가함을 주체하지 못해 계산대에 서있던 코노에는, 어이없어하며 묘한 손님을 응시했다.

어디를 어떻게 봐도 정말 취미가 나쁜 남자였다. 하얀 정장에 가면을 쓰고, 보라색 퍼를 두르고 있다. 새해이니 축하할 심산으로 저런 차림을 한 것일까?

 

[에엣취, 푸에취! …아아 싫다 싫어. 이 위생상의 문제는 대체 어찌 된 거지? 명백하게 털이 휘날리고 있잖아!]

가면의 남자는 재채기를 하거나 시비를 걸며 바쁘게 움직이면서, 가게 안을 돌아다닌다.

 

귀찮아 보이는 손님이다, 트러블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코노에는 남자를 불러 세우려고 했지만, 그것보다도 먼저 남자의 얼굴에 뭔가가 들이대어졌다.

그것은, 대량의 먼지를 묻힌 빗자루였다.

 

[히, 히익!!]

가면의 남자가 공포에 몸을 젖힌다.

 

[누구야, 너]

남자에게 빗자루를 들이댄 것은, 점내를 청소하고 있던 아사토였다. 가면의 남자가 겁을 집어먹은 듯 입가에 손을 댄다.

 

[거, 검은 고양이!? 눈앞에 나타난 걸로도 모자라, 이런 더러운 걸 내 내게 들이대다니... 불길해! 내일 세계가 멸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불길해!]

 

불길 ㅡㅡ그것은, 아사토에게 있어 금구였다. 그 표정이 순식간에 험악한 것으로 바뀐다.

 

[........너 .....!]

[안돼, 아사토!]

 

송곳니를 드러내며 덤벼들려고 한 아사토의 행동에, 코노에는 당황하여 비닐봉지를 날렸다. 폭주하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옆으로 뛰어가, 달래듯 어깨를 쥔다.

 

[안돼]

[하지만, 코노에...]

아사토가 덤벼들지 않는 것을 알자, 가면의 남자는 정장의 옷깃을 고치며 억지웃음을 지었다.

 

[후우....., 이래서 짐승은 야만적이라 곤란하다니까. 나는 말이네, 인사를 하러 온 거야]

[인사?]

 

[최근 이 근처에 생긴 (비스키오 마트), 물론 알고 있겠지?]

들은 적이 있는 이름에, 코노에는 쫑긋 귀를 움직였다.

 

[(비스키오 마트)...... 슈퍼]

[그래. 그 굉장한 대형 슈퍼야. 이 근처에는 달리 가게가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왔던 손님들은 기쁘게 우리들의 멋진 초대형 슈퍼에 모이고 있지]

 

분명 (비스키오 마트)가 생긴 후로 손님의 수는 계속 줄고 있고, 그에 대해서는 코노에도 불안하게 여기고 있었다.

[이후, 이 가게는 계속 기울어지겠지만, 나쁘게 생각지 말아 주게. 그건 지극히 당연한 흐름이니까. 덧붙여서, 나는 오너인 알비트로다]

 

취미가 나쁜 가면의 남자, 알비트로는 은근히 무례하게 깊이 머리를 숙이고서, 아니꼽게 입술을 일그러뜨렸다.

 

[이런.... 동물원 같은 위생적이지 못한 편의점 따위, 지금까지 흔치 않아서 유지해 온 거나 다름없으니까]

혐오감을 한껏 품고 내뱉어진 말에, 코노에 역시 분노가 치밀었다.

 

[그런....!]

자신들은 나름대로 일하고 있다. 그걸 왜 이렇게까지 매도당해야 할까.

게다가 반론을 이어가려 했을 때, 대뜸 가게의 문이 부서질 기세로 열렸다.

 

[아아 ㅡㅡㅡ, 짱 지루하네~~~~]

 

황새걸음으로 점내에 들어왔던 것은 장신의 2인조였다.

한 명은 금발로, 또 한 명은 짧게 깎은 검은 머리의 남자다.

 

[늦어 군지. 뭘 하고 있었던 거냐]

[에~, 벼얼로 ㅡ, 평소처럼 걸었는데 ㅡ]

군지라고 불린 금발의 남자가 하찮다는 듯이 대답한다.

 

[너는. 키리오]

[글쎄에...]

흑발의 남자, 키리오도 도무지 흥미가 없다는 듯이 얼굴을 돌렸다.

 

[정말이지, 너희들은...]

알비트로는 질렸다는 듯 한숨을 내쉰다.

 

[그것보다도 ㅡㅡㅡ, 사람인데 귀랑 꼬리가 붙어있어? 고양이 인간?? 히얏핫, 쩌는데~~??]

유난히 호들갑을 떨며, 군지가 코노에를 손으로 가리켜 폭소했다.

 

[진짜 달려있는 건가아? 저 귀랑 꼬리...]

키리오는 느긋한 말투로 목을 뚜둑거린다.

군지는 곧장 코노에에게 다가가 팔을 잡고, 작은 몸을 억지로 끌어당겼다.

 

[우왓!]

[진짜야 이거, 장난 아닌데!!!]

새로운 장난감을 손에 넣은 아이 같은 얼굴로, 군지는 귀나 꼬리를 원없이 잡아당긴다.

너무 심하게 제멋대로 굴자, 코노에는 꼬리털을 부풀리며 위협했다.

 

[놔!]

그러나, 위협 따위 신경도 쓰지 않는 군지는 코노에의 몸을 마구 만진다.

 

[꼬리 부숭하네~털 모양도 매끈매끈~리얼하게 고양이야 짱이다 ㅡㅡㅡ]

 

[잠....!]

[코노에!]

즉각 코노에 옆에 다가오려 한 아사토였지만, 대뜸 앞에 나타난 벽에 부딪혔다.

 

[....윽!]

[어이쿠...검은 고양이가 쿵했네...]

앞을 막아선 것은 키리오였다. 아사토를 내려다보며, 재밌다는 듯 입꼬리를 끌어올린다.

 

[검은 고양이랑 쿵했으니, 불길하겠구나아]

[! 너....!]

키리오가 내뱉은 말에, 아사토는 송곳니를 드러내며 낮게 으르렁거렸다.

 

[이봐 너희들. 동물원에 온 애도 아니고, 너무 시끄럽게 굴지 마. 후후후..]

알비트로는 심술궂은 미소를 지으며, 점내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선반에 놓인 상품을 들고, 노골적으로 얼굴을 찌푸린다.

 

[하아, 뭔가 이건... 고양이 건강 마타타비 만쥬? 누가 산다는 거야, 이런 걸]

쓰레기라도 주웠다는 것처럼, 상품을 바닥에 내던진다.

 

[아!]

군지와의 격투를 이어가면서, 코노에는 무심결에 소리를 질렀다.

 

[우리 상품을...!]

[이게 상품? 흥, 웃기는군]

조소와 함께, 알비트로가 바닥에 버린 상품을 짓밟으려 했다.

[그만둬!]

비통하게 코노에가 소리를 짜낸, 그때.

 

[.......네놈들, 우리 가게에서 뭐 하는 거야]

날카로운 소리가, 혼란한 점내의 공기를 갈랐다.

그곳에 있던 전원이 움직임을 멈추고, 입구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서있던 것은, 찌부러진 종이박스를 손에 든 라이였다. 차가운 푸른 눈이, 소란스러운 손님을 똑바로 응시한다.

 

[라이!]

[이런!]

코노에와 동시에 외친 군지가, 라이를 보고 눈을 빛냈다.

 

[하얗고 꼬리가 부숭하잖아!! 개쩔어!!!!]

코노에에게서 떨어져 맹렬한 기세로(猪突猛進) 달려든 군지를, 라이는 순간적으로 손에 들고 있던 종이박스로 때렸다.

 

[다가오지 마!]

[아얏!]

종이박스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소리가 나며, 군지가 얼굴을 감싸며 웅크렸다.

 

[큿..., 빡센데, 고양이펀치...]

군지에게서 거리를 두고, 라이는 대놓고 질색하며 서있는 남자에게 험악한 시선을 던졌다.

알비트로가 턱을 올리고 도발적으로 라이를 돌아본다.

 

[자네가 이곳의 점장인가?]

[그렇다]

라이의 대답에, 가면의 남자는 눈을 감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흘렸다.

 

[그런가, 자네가 점장인가]

[뭐냐, 이건]

 

[우리들은 최근 생긴 초 울트라 대형 슈퍼 [비스키오 마트]의 관계자다. 오늘은 가볍게 인사를 하러, 왔지]

[(비스키오 마트).....]

 

그것만으로 모든 걸 이해한 것일까. 라이는 한 번 크게 꼬리를 흔들며, 눈을 가늘게 뜬다.

[아아, 그래. 오늘은 선물을 가져왔지]

 

보란 듯이 손을 팡 치고, 알비트로가 겉옷 안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야만적인 짐승이 좋아할 거라고 들었네]

 

하얀 장갑을 낀 손에 쥐어진 것은, 플라스틱제의 화려한 쇼킹 핑크색 강아지풀이었다.

그것을 보고, 코노에가 움찔 귀를 흔든다.

 

[아-! 강아지풀!]

순간, 고양이보다도 격렬한 반응을 한 군지가 알비트로의 손에서 강아지풀을 잡아 빼앗았다.

 

[이거 흔들면 고양이가 뛰어오르잖아!? 자아, 자아 요기 요기---!!!]

 

기쁜 듯이 외치면서, 군지는 상하좌우로 붕붕 강아지풀을 힘껏 흔든다.

그것은 고양이의 눈이라면 몰라도, 사람의 눈으로는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르기였다.

 

[.............]

이래서는 고양이도 수렵본능에 자극이 오지 않는다. 코노에 일행이 가만히 있자, 키리오가 군지의 뒤통수를 때렸다.

 

[아얏! 뭐 하는 거야 영감탱!!]

[바아보. 그래서는 글렀잖아.. 좀 더, 이렇게...]

 

군지에게서 강아지풀을 빼앗아, 키리오는 좌우로 흔들었다.

그것은 실제로 고양이의 본능을 긁는 절묘한 움직임이었다.

 

[우우우...]

코노에가 참을 수 없다는 듯 낮게 으르렁거린다.

 

[참아, 바보 고양이가]

[코노에, 안돼]

 

이런 완구에 코노에는 약하다. 라이와 아사토가 자제하라고 하지만, 본능의 충동을 억누를 수 없다.

[안돼, 이제, 무리....!]

 

근질근질한 코노에가 뛰어나가려 하던 그때였다.

 

[안돼. 코노에]

갑자기, 입구 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어느새 들어온 건지, 그곳에는 가문명 무늬가 들어간 하카마에 기타를 든 수상한 남자가 있었다. 코노에가 놀란 얼굴로 남자를 응시하며, 걸음을 멈춘다.

 

[당신은....항상 우리 가게에 와주는 수수께끼의 단골, 기타 씨...]

그 남자는, 일주일에 5번은 이 가게에 오는 단골손님이었다. 항상 왜인지 기타를 들고 있어서, 점원들 사이에서는 [기타 씨]라고 별명이 붙어있었다.

 

[또 새로운 짐승이냐! 게다가 하카마 차림이라고!?]

알비트로는 남자를 보자마자 눈을 치켜떴다. 남자에게도 귀와 꼬리가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새해니까, 축하하는 차림이 좋을 것 같아서]

빙긋 웃는 남자에게, 알비트로는 히잇하며 비명을 지른다.

 

[더러운!!!]

[그보다, 당신들에 대해 약간 조사해 봤어. 상당히 악덕한 장사를 했던데]

 

[뭣이!?]

남자의 말에 알비트로가 눈을 부릅뜬다.

 

[비스키오 마트에서 판 식품과 소모품에는 전부 미량의 (라인)이라 불리는 약이 들어가 있어서, 그걸 입에 댄 자는 같은 것이 아니면 참을 수 없게 되어, 결국 그만둘 수 없게 되지]

 

[뭐......!]

대놓고 동요한 알비트로의 안색이 점점 창백해진다.

 

[과연. 그렇다는 건가]

남자의 이야기를 듣고 납득한 것인지, 라이가 알비트로에게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다.

 

[다, 닥쳐! 그런 이야기는 거짓이다! 거짓말인 게 당연하지! 에에이, 너희들! 이런 짐승, 해치워버려!]

알비트로는 오들오들 입술을 떨면서, 키리오와 군지에게 사주하려고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다.

 

[에-, 부드럽고 몽실몽실한데 무리-]

[고양이는 날렵하니까아..]

[너희들!!!]

실로 할 맘이 1도 없는 두 사람에게, 히스테릭한 외침이 울린다.

 

[코노에를 괴롭혔어. ...전부, 너때문이군]

투지와 적의를 드러낸 아사토가 알비트로에게 조금씩 다가간다.

 

[여, 여기로 오지 마!]

[아사토...!]

 

어쩌면 좋으냐고 허둥거리는 코노에의 어깨를, 살며시 누군가가 만졌다.

돌아보니, 통칭 기타 씨가 상냥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네가 좋다고 생각하는 길을 나아가렴, 코노에]

[기타 씨...]

그 말에 등을 떠밀려, 코노에는 의연한 눈빛을 아사토에게 보냈다.

아사토가 기세 좋게 뒷발을 차며, 알비트로를 향해 몸을 날렸다.

 

[....사라져!]

[아사토! 그렇다면 난 노래할게. 투ㅇ..., 점원을 위한 노래를!]

코노에가 천천히 눈을 감고, 몸의 내부에서 솟아오르는 선율과 빛을 해방한다.

어디에서라 할 것 없이 편의점 [LAMENTO]의 오리지널 테마송이 흘러나왔다.

 

[기다려, 너무 거창하게 해대면 가게가....!]

라이가 제지하려 소리를 질렀을 때는 이미 늦었다. 아사토의 몸을 코노에의 노래가 감싼다. 새파랗게 질린 알비트로는 도망치려 했지만, 도중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오, 오지 마, 다가오지 마, 가까이 오지 마! 푸엣치, 우에에엣치! ....히, 히이이이이잇!!!]

 

일시: 1월 1일

날씨: 흐리고 비

기입자: 라이 점장

 

결국, [비스키오 마트]는 부정 판매행위가 적발되어, 바로 폐점했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나는 가게의 뒤처리에 머리가 아프다.

짓밟힌 상품이나 무참하게 부서진 선반. 귀찮은 일에, 본사에 불려 갈 처지가 되었다.

얌전하게 가게를 지키고 기다려.... 바보고양이들아.

 

번역: cherry( 티스 관리자)

 

끝.

 

[번역] 라멘토 트레저 디스크 수록 Novel [축제의 밤]

트레저 디스크에 수록되어 있는 쇼트스토리.

 

일상 이야기이므로, 보셔도 큰 지장은 없으나,

스포가 불안한 분들은 올클리어 후 관람하시길 부탁드립니다.

 

글은 접혀 있습니다.(하단의 더 보기 클릭)

텍스트로 공개하지만 외부링크 외에 허가하지 않습니다.

https://blog.naver.com/gian1010/222724712155

 

[BL/PC] 라멘토 트레저 디스크 리뷰

단순한 드라마 시디인 줄 알았는데 열어보니 전혀 달라서 뜬금없이 리뷰. 원래는 초회판 특전이었나 그렇게...

blog.naver.com

 

 

쇼트 스토리:축제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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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에서 가장 큰 마을・란센에서는 봄과 겨울에 커다란 축제가 개최된다.
 어느 쪽도 계절을 맞이하는 의식으로서의 의미가 강하고, 
 봄은 화려하게, 겨울은 엄숙하게 거행된다.
 코노에 일행이 란센을 방문했던 시기는 겨울.
 바로 겨울의 축제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이것은, 축제가 열렸던 어느 날의 일이다.

 

 그날 밤, 코노에 일행은 여관의 식당에 모여있었다.
 축제가 개최되는 3일간의 저녁 식사는, 
 여관의 주인인 바르도가 솜씨를 발휘한다.
 그걸 목적으로 숙박객이 아닌 고양이가 찾아올 정도다.
 물론 거절당하는 경우는 없다.
 축제인 동안은 가리지 않고, 식당도 밤만은 개방된다.
 
 코노에도 바르도의 수제요리를 즐길 생각이었다.
 솜씨가 좋다는 건 충분히 알고 있다.

 

 아사토는 코노에가 간다고 따라왔다.
 라이도 식당에 오긴 했지만, 실로 불쾌해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다.
 아무튼 바르도와 얼굴을 마주치는 게 싫은 것 같다.
 그렇다면 왜 일부러 왔는가 하면, 
 코노에……찬아(賛牙)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곤란하니까 라는 모양이다.
 
 고작 저녁 식사 정도로 무슨 일이 생길까.
 코노에는 그런 고집을 부리는 게 약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자아, 오늘도 내가 솜씨를 발휘해서 만든 거다. 착착 먹어줘」
 
 바르도는 의기양양하게 소리를 높이며, 테이블에 요리가 담긴 접시를 놓는다.
 식당에 좋은 냄새가 흘러넘쳐, 식욕을 돋군다.
 코노에는 얌전히 자리에 앉아, 놓여가는 요리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이건 꿀과 산미가 있는 과일즙을 듬뿍 발라서 구운, 뼈가 붙은 닭고기다. 노릇하고 먹음직스럽게 구워졌지? 썰은 나무 열매를 위에 뿌렸어」


 간단한 해설과 함께 접시가 놓인다.
 
「이건 세 종류의 채소를 넣어 끓인 크림 수프. 이쪽은 얇게 썬 고기와 으깬 고구마를 섞어서 구운 빵. 그리고……, 이건 디저트. 세키야미의 꽃과 약간 파릇한 쿠임 열매를 꿀과 함께 달게 졸인 타르트야. 그리고, 과일 주스지」


 코노에는 어안이 벙벙해져 테이블의 호화로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맛있어 보인다는 감상보다 먼저 굉장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건, 전부 스스로 생각한 거야?」
 
 무심코 바르도에게 묻자, 자신감으로 가득찬 웃음이 돌아왔다.
 
「그럼. 원래는 내가 맛있는 걸 먹고 싶다는 생각에.
 추구하다보니, 어느새 손안에 레시피가 듬뿍 쌓였다는 거지. 자, 먹어봐」
 
 재촉당해, 코노에는 먼저 때깔 좋게 구워진 닭고기를 자신의 접시에 덜어, 
 물어뜯었다.
 부드러운 고기가 손쉽게 찢기는 감촉과 함께, 입안에 육즙이 흘러넘쳤다.
 과일의 상쾌한 산미와 꿀의 은은한 단맛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미가 있다.

 

「맛있어?」

「맛있어」

 코노에가 고개를 끄덕이자, 바르도는 무척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건 잘됐군. 다른 것도 마음껏 먹어줘」

 그렇게 말하며, 분주해 보이는 등은 줄무늬 꼬리를 흔들면서 부엌 쪽으로 걸어갔다.

 

 코노에는 다른 요리도 자신의 접시에 잔뜩 쌓았다.
 요리는 전부 정말 맛있어서, 정신없이 먹었다.
 그 중에서도 코노에가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디저트 타르트다.
 쿠임은 코노에가 좋아하는 것이지만, 푸른 열매는 시어서 도저히 먹을 수 없다.
 그러나, 이 타르트는 딱 좋은 새콤달콤함이 뒤를 이어, 
 얼마든지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도중에 과일 주스를 홀짝이려고 그릇을 끌어당겼으나, 마시려다 그만뒀다.
 이상한 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왜인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썩은 냄새는 아닌데, 지금까지 맡은 적이 없는 냄새다.

 

 기분을 고치고, 두 조각째의 타르트에 입을 댄다.
 옆으로 시선을 던지자, 아사토는 뺨을 굳히며 요리를 응시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먹지 않은 모양이다.
 
「안 먹어?」
 
「아니……」
 
「왜 그래?」
 
「……키라에서, 이런 먹거리는 본적이 없으니까」
 
 아사토는 당황한 듯 시선을 돌린다.
 손이 간 호화로운 요리에 당황한 듯 하다.

 

「키라에서는, 뭘 먹었어?」
 
「최근에는 『허무』 때문에 고기를 얻기 어려우니까……나무 과실이랑 풀을 바짝 졸인게 많아」
 
 그건 카로우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기 보다, 어느 마을이든 그다지 변함없겠지.
 이런 요리를 만드는 게 가능한 건 란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사토의 기분도 모르는 건 아니다.

 

「어쨌든, 이거 먹어봐. 맛있으니까. 그리고, 이거도」
 
 닭고기와 타르트를 권해본다.
 아사토는 긴장한 손놀림으로 고기를 들고, 킁킁 냄새를 맡더니 입으로 옮긴다.
 
「어때?」
 
 아사토는 묵묵히 씹으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왠지, 여러가지 맛이 나서, 잘 모르겠어」
 
「……그래」
 
 즉, 입에 맞지 않다는 건가.

 

「그렇지만……」
 
 아사토는 타르트를 집어들고, 고기를 우물거리면서 타르트를 베어물었다.
 
「먹어본 적 없는 맛일 뿐, 맛이 없는 건 아니야」
 
 코노에는 약간 움찔했다.
 
 고기와 과자가 뒤섞이면, 맛이 이상해지지 않을까.
 그러나, 아사토는 일절 신경 쓰이지 않는 태도로, 고기와 타르트를 교대로 베어물고 있다.

 

「……그거, 입안에서 뒤섞여서 이상한 맛 나지 않아?」
 
 코노에가 묻자, 아사토는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상한 맛?」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아사토가 좋다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을 고친다.
 
「촌놈들이 줄줄이 모여서는」
 
 차가운 저음에 시선을 돌린다.
 팔짱을 낀 라이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촌놈이라는 말을 듣고, 코노에는 약간 화가 치밀었다.

 

「당신은 안 먹어?」


「안 먹어」
 

 그 말대로, 라이의 접시에는 아무것도 올려져 있지 않았다.
 단 과일 주스만은 마시는 지, 그릇이 옆에 놓여있다.
 
「바르도가 만들었으니까?」

「당연하지」
 
 그렇게까지 싫은 거냐고 어이없어 하는데, 때마침 바르도가 지나갔다.
 대화가 들렸는지, 바르도는 라이의 옆에서 걸음을 멈추고 의도적으로 눈길을 준다.

 

「이봐 이봐, 그런 건 큰소리로 말하지 마. 옆에 다 들리잖아」


「……알게뭐야」
 
 라이는 흘긋 바르도를 보더니, 곧장 얼굴을 돌린다.
 
「하다못해 한입이라도 먹어보는 게 어때. 죽지는 않아」
 
「필요없어」
 
 라이는 전혀 고집스러운 태도를 고치지 않는다.
 바르도는 어이없어하며 눈살을 찌푸렸지만, 
 갑자기 심술궃은 표정이 되어 입꼬리를 올렸다.

 

「아-, 애 같네. 옛날부터 정말 변함이 없구나, 너」


「……뭐라고?」
 
 라이의 눈동자에 살의가 깃든다.
 
「사실을 말했을 뿐이잖냐. 문자 그대로, 어린애가 고대로 커져버렸다는 느낌이야」
「…………」
 
 수상쩍게 흘러가는 상황에, 코노에는 은밀하게 초조함을 느꼈다.
 어째서 바르도는 일부러 도발을 하는 걸까.
 거기서, 조금 전부터 묵묵히 먹고 있던 아사토가 결정타를 날리는 한마디를 입에 담았다.

 

「그렇게 싫으면, 직접 만들면 돼」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
 
 라이의 날카로운 눈빛이 아사토를 인식한다.
 아사토도 적의를 드러내며 라이를 노려본다.
 두 마리 사이에 불꽃이 튀어, 코노에는 무심코 멈칫했다.

 

 혹시, 이대로 검을 뽑는 게 아닐까.
 그런 불안을 느꼈을 때, 갑자기 라이가 일어섰다.
 그리고 뭘 생각했는지, 코트와 검 등 장비를 벗기 시작했다.
 뭘 하는 거냐고 어안이 벙벙해진 코노에 곁에서, 바르도는 눈살을 찌푸리며 꼬리를 흔든다.
 
「이봐. 너 설마……」
 
 장비를 다 벗은 라이의 어깨에 바르도가 손을 뻗는다.
 라이는 그 손을 세게 뿌리치고, 어깨 너머로 바르도를 언뜻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없이 부엌 쪽으로 걸어가버렸다.
 
 코노에는 그저 라이의 뒷모습을 응시할 뿐이다.

 

「……괜찮은 거야?」
 
 불안해져서, 바르도를 올려본다.
 
「괜찮고 뭐고간에……. 억지로 말리려고 들어가도 날뛸 뿐이니까. 그야말로 부엌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려」
 
 바르도는 어깨를 움츠렸다.
 확실히 라이를 둘러싼 공기에 살기가 어린 것이 느껴졌다.
 지금은 누가 말을 걸어도 이빨을 들이대겠지.

 

 코노에는 석연치 않은 기분에 아사토를 돌아본다.
 아사토는 과일 주스를 핥으면서 묵묵히 빵과 타르트를 먹고 있었고, 그런 조금도 개의치 않아하는 모습에 약간 울컥했다.
 
「……아사토. 왜 그런 말을 했어」
 
 아사토는 신기하다는 듯이 코노에를 바라본다.
 
「바르도가 만든 걸 먹고 싶지 않다면, 스스로 만들면 되는 거다」
 
「…………」
 
 그건 그래. 확실히 그렇다.
 틀린 건 아니지만……코노에는 무심결에 한숨을 내쉰다.

 

 그러나, 문득 묘한 위화감을 느끼고 다시 한 번 아사토를 바라보았다.
 
 아사토의 눈이 뭔가를 응시하고 있다.
 게다가, 어딘가 멍때리고 있는 것처럼도 보인다.
 
 코노에의 코끝을 문득 무언가의 냄새가 스쳤다.
 이건……

 

 조금 전 이상하다고 느꼈던 과일 주스의 냄새가 아닐까.
 조심스레 냄새를 맡아보니, 은은하게 술냄새가 나는 것 같다.
 
 ――설마.
 
 코노에는 즉각 바르도를 쳐다보았다.
 시선를 눈치챈 바르도가, 히죽거리며 입꼬리를 올렸다.
 
 불길한 예감이 확신으로 변한다.

 

「……당신……」
 
「눈치챘어?」
 
「눈치챘냐니, 뭘 했는데」
 
「실은 말이지……」
 
 그때 바르도는 젠 체하듯 말을 멈추고, 빙긋 미소를 지었다.
 
「과일주스에 마타타비 술을 약간 넣었지」
 
「뭐……」

 

 마타타비 술이라 하면, 리비카의 건강을 해할 위험이 있다고 여겨져, 억제되고 있는 상품이다.
 이유는, 너무 심하게 취하기 때문이다.
 즉, 아사토는 취한 상태다.
 
 그러나, 현재 유통되는 마타타비 술의 마타타비 성분은 극히 미량으로, 어디까지나 풍미를 더했다는 느낌이었다.
 대량으로 마시지 않는한 취하지 않는다.
 단 체질의 차이 등도 있기 때문에, 드물게 취하는 고양이도 있다. 아사토도 그런 것일까.
 
 그런 코노에의 생각을 바르도의 한 마디가 완전히 깨부쉈다.

 

「덧붙여서, 100%야」
 
「100%!?」
 
「드물지」
 
 바르도는 빙긋 자랑스레 웃었지만, 드물다 뭐다의 이야기를 할 때는 아니다.
 
「그런 걸, 어떻게 손에 넣은 거야……」
 
「방법 같은 건 얼마든지 있지. 뭐어, 그렇게 말은 해도 비장의 물건이니까. 이럴 때가 아니면 내놓지 않아」
 
「그래도, 지금 굳이 안 내놔도……!」

 

 100%인 마타타비 술이라면 어떤 고양이든 취하는 게 당연하다.
 라이에 대한 아사토의 이상한 언동에도 간신히 납득이 갔다.
 
 ――라이?
 
 거기서 더한 사실을 깨닫고, 코노에는 창백해진다.
 잘못 본게 아니라면 확실히……라이도 과일 주스를 핥아 먹었을 거다.
 즉, 라이의 이상야릇한 행동도 취했기 때문이라는 걸까.
 
 ……아니, 틀려.
 코노에 옆에서 교활한 미소를 짓는 줄무늬 고양이 때문이다.

 

「……당신, 최악이야」
 
「그런가?」
 
 바르도는 왜인지 기쁜듯 웃는다.
 불평을 할 엄두도 못내고, 코노에는 힘이 빠진 것처럼 어깨를 늘어뜨렸다.
 이미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어쩔 수 없다.
 
「아사토. 그건 이제 마시지 마」
 
 아사토에게 과일 주스에 대해 주의를 준다.
 부엌 문에서 소리가 들리자, 코노에는 불안한 시선을 향한다.
 엿보고 싶었지만, 아무튼 무서운 기분이 들었다.

 

「라이는, 요리도 가능한 거야?」
 
「글쎄. 도저히, 거기까지는 모르겠군」
 
 바르도는 익살맞은 표정으로 어깨를 움츠린다.
 그리하여, 꼬리털을 거꾸로 세운 채 긴장으로 가득찬 시간이 흘러갔다.

 

 코노에 일행이 조용히 지켜보는 가운데, 부엌문이 열리며 라이가 나왔다.
 
 긴 머리카락을 뒤로 거칠게 묶어 올리고 있다.
 요리할 때 방해였던 거겠지.
 라이는 부엌에 들어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불쾌함을 그림으로 그린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손에는 접시를 들고 있고, 고기 같은 것이 올려져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확인하기 전에, 코노에는 눈을 돌렸다.
 만약 라이가 엉뚱한 물체를 만들어내면 어쩌나 불안한 심정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호오」
 
 감탄한듯한 바르도의 목소리가 들려서, 코노에는 조심스레 라이에게도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놀랐다.
 
 접시 위에는 노릇하게 구워진 닭고기가 올려져 있었다.
 정말 맛있어보이는 색이다.

 

 라이는 말없이 테이블에 접시를 놓고, 묶고 있던 머리를 풀며 성대하게 한숨을 쉬었다.
 푸른 눈이 힐끗 코노에 일행을 노려본다. 그 눈은, 뭔가 불만이 있냐고 쓰여 있었다.
 
 코노에는 주의깊게 라이의 상태를 살핀다.
 얼핏 보기엔 알 수 없지만……역시 라이도 취한 거겠지.
 
「뭐야」
 
「아, ……아니」
 
 라이가 노려보자, 코노에는 이내 고개를 흔든다. 그대로 곁눈질로 바르도를 보았다.

 

「이런 짓을 하니까, 라이가 당신의 요리를 안 먹잖아」
 
「아니? 관계없잖아, 그건」
 
 소곤거리며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때까지 계속 먹고 있던 아사토가 별안간 움직였다.
 
 아사토의 팔이 뻗어온다.
 
 그의 손이 쥔 것은, 놀랍게도 라이가 구워낸 닭고기였다.
 날렵한 움직임으로 아사토가 닭고기에 달라붙는다.
 
「…………」

 

 라이가 눈살을 찌푸린다.
 
 아사토는 이빨로 고기를 잡아 뜯더니, 말없이 입을 움직였다.
 
 코노에도 바르도도 말을 잃는다.
 
 
 
 뭐라고도 못 할 분위기가 흘렀다.
 아사토가 고기를 삼킴과 동시에 입을 연다.

 

「맛없어」
 
 그말에, 라이의 눈빛이 한층 험악해진다.
 
「단 것과 매운 것을 동시에 먹고 태연한 네게 듣고 싶지 않군」


「맛 없는 건 없는 거다」
 
「네놈의 미각이 이상한 거겠지」

「네 요리가 맛이 없을 뿐이지」

 

「…………」
「…………」

 

 두 마리 사이에 흐르는 공기가 점점 험악해진다.
 라이의 손이 장검의 손잡이에 놓인다. 아사토도 검으로 손을 뻗었다.
 
「이봐……!」
 
 코노에는 당황했다. 이대로는 정말 단순한 소동으로 끝나지 않게된다.
 그러나, 바르도는 그저 히죽거리며 웃을 뿐이다.
 
「괜-찮아. 봐 봐」
 
 그렇게 말하며, 바르도는 두 마리 쪽을 향해 턱을 치켜올린다.
 라이와 아사토가 검을 겨누며 마주보았다.
 
 그러나.

 

「…………」
 
 갑자기, 아사토가 검을 내팽개쳤다. 묵직한 소리가 바닥에 울린다.
 아사토는 상황을 지켜보던 코노에와 일행들의 앞에 우뚝 서더니,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아사토!」
 
 놀란 코노에의 눈앞에서, 이번에는 라이가 무릎을 꿇는다.
 
「크……」
 
 머리를 누르고 낮게 신음하며, 바닥에 드러눕는다.
 코노에는 곧장 두 마리 쪽으로 달려갔다.

 

「이봐!」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도저히 알 수 없다. 무사한걸까.
 걱정하는 코노에의 귀에 울린 것은……편안한 숨소리였다.
 
 
 자고있다.
 아사토도 라이도 숙면하고 있다.

 

「자고 있을 뿐이야」

 바르도는 코노에의 곁에 서서, 허리에 손을 대고 두 마리를 내려다본다.

「잔다니, 왜……」

「100%인 마타타비 술은, 대개 어떤 고양이라 해도 취해서 자버려. 그 후 짧은 시간만에 시원하게 깨는게 특징이야. 옛날에는, 마신 후에 얼마나 일어날 수 있는지 경쟁하는 게 유행이었다니까. 나도 곧잘 했었지……」

 진지하게 말하면서, 바르도는 옛날을 그리워하듯이 눈을 가늘게 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하지 않아도 되잖아……! 잘못 쓰러지면 위험해」

「수컷이라면 배짱이다」

「저기이……」

 말이 안통한다.
 분노도 한계를 넘어 질린나머지, 코노에는 나오려던 말을 삼킨다.

 

「뭐어 뭐어. 이것도 축제니까 가능한 일이겠지. 재밌는 걸 볼 수 있었으니 잘된 거 아냐」

 바르도가 태평하게 웃는다.
 그 옆에서, 아사토와 라이는 편안한 숨소리를 내고 있다.

 마치 폭풍이 지나간 뒤와 같은 기분으로, 코노에는 오늘 가장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바르도가 말한대로, 두 마리는 그후 얼마안가 깨어났다.





 취한 것도 완전히 깬 건지, 아사토는 일어나더니 여관을 뛰쳐나갔다.
 뭘하러 갔나 싶어서 코노에가 몰래 보러 가니, 뒤쪽에 있는 나무에 북북 손톱을 갈고 있었다.
 아마, 취해서 잠들어 버린 게 무척 부끄러웠던 거겠지.
 
 라이도 손톱을 갈지는 않았지만, 매우 불쾌해 보이는 얼굴로 묵묵히 여관을 나갔다.
 역시, 부끄러웠던 거라 생각한다.
 
 그런 두 마리를 보며, 코노에는 약간 바르도의 말에 공감해 버렸다.
 분명히, 평소에는 볼 수 없는 것을 본 기분이 든다.

 

 두 마리가 떠난 뒤의 테이블에는, 라이가 구운 닭고기가 오도카니 남겨져 있었다.
 코노에는 시험삼아 아직 따뜻한 그것을 가볍게 베어물었다.
 
 닭고기는 예상 이상으로 맛있어서, 무심코 귀와 꼬리를 세웠다.
 하지만, 라이에겐 말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어차피 당연하지 라며 코웃음을 칠 게 뻔하니까.
 
 그러니, 비밀로 해두자.

 

 그리하여, 어수선한 축제의 밤은 지나고 있었다.

 

                           끝

*이 글은 기고해주신 글입니다.

이미 작품의 독립된 위키가 존재하지만, 이곳에서도

기본적인 정보를 담은 가이드를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Nitro+CHiRAL의 모든 작품들은 독립적이므로 발매 순서에 상관없이 즐겨도 좋습니다.

타이틀
캐치프레이즈
――森が、世界が虚ろになっていく。
……숲이, 세계가 공허해진다.
呪われた猫は、旅に出る。
저주받은 고양이는 여행을 떠난다.
시놉시스
세계의 소멸 현상(虚)과 그로 인한 동족 포식이 일어나는 가운데, 주인공 코노에는 악재를 겪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을 떠나 세계의 중심으로 여행을 떠난다.
키워드
판타지, 고양이, 세계의 비밀
시나리오
후치이 카부라(淵井 鏑)
원화
타타나카나(たたなかな)
캐스트
코노에: 하타노 카즈토시(波多野 和俊)
라이: 모리카와 토시유키(森川 智之)
아사토: 하타노 와타루(羽多野 渉)
바르도: 노무라 켄지(乃村 健次)
발매일
2006년 10월 27일
릴리즈
CD/DVD판, 윈도우10(DVD)/DL판
관련 게임
キラル盛 (키랄 모리 미니 게임)
THE CHiRAL NIGHT rhythm carnival (리듬 게임)

Nitro+CHiRAL 작품 중에서 진입 장벽이 가장 낮은 편입니다.

전부 클리어한 뒤 드라마 CD인 Rhapsody to the past(링크)를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주의사항: 잔혹한 묘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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