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야마치(茶屋町勝呂)님은 토가이누(10권/정발),
라멘토 코믹스(2권/미정발)를 담당하신 분으로 대표 이미지의 일러스트집이 존재합니다.
그 일러스트집 내 수록된 쇼트 스토리의 번역입니다.
토가이누 출연 캐릭터 : 알비트로, 군지, 키리오
라멘토 출연 캐릭터: 코노에, 라이, 아사토, 노래하는 고양이
편의점 라멘토(드라마CD 있음) 기반 일상물, 쇼트스토리.
스포일러는 어느 쪽의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예민한 분은 관람을 피해주세요.
텍스트로 공개하지만 외부링크 외의 재배포 등은 허가하지 않습니다.
글: 후치이 카부라
일러스트: 차야마치 스구로(일러스트는 이곳에 싣지 않았습니다)
일시:1월 1일
날씨:맑음
기입자:라이 점장
새해가 되었다. 오늘은 손님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새해이니 당연하다.
그런데, 약간… 아니, 상당히 수상한 손님이 내점 했다.
점원이 리비카인게 신기한지, 분명 취재 요청은 종종 오고 조롱할 때도 많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 녀석들은 꽤…
[여•기•가! 털북숭이 인간이 설친다는 소문의 지저분한 편의점 LAMENTO인가?]
새해가 되자마자, 고요하던 점내에 새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유카리, 돌아가자]
[응, 오빠…]
과자 선반 앞에 서 있던 청년이 경계심을 드러내며, 여동생 같은 소녀의 손을 끌고 재빨리 가게를 나간다. 안 그래도 손님이 적은데, 마침내 아무도 없게 되어버렸다.
[……, 어서, 오세요]
한가함을 주체하지 못해 계산대에 서있던 코노에는, 어이없어하며 묘한 손님을 응시했다.
어디를 어떻게 봐도 정말 취미가 나쁜 남자였다. 하얀 정장에 가면을 쓰고, 보라색 퍼를 두르고 있다. 새해이니 축하할 심산으로 저런 차림을 한 것일까?
[에엣취, 푸에취! …아아 싫다 싫어. 이 위생상의 문제는 대체 어찌 된 거지? 명백하게 털이 휘날리고 있잖아!]
가면의 남자는 재채기를 하거나 시비를 걸며 바쁘게 움직이면서, 가게 안을 돌아다닌다.
귀찮아 보이는 손님이다, 트러블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코노에는 남자를 불러 세우려고 했지만, 그것보다도 먼저 남자의 얼굴에 뭔가가 들이대어졌다.
그것은, 대량의 먼지를 묻힌 빗자루였다.
[히, 히익!!]
가면의 남자가 공포에 몸을 젖힌다.
[누구야, 너]
남자에게 빗자루를 들이댄 것은, 점내를 청소하고 있던 아사토였다. 가면의 남자가 겁을 집어먹은 듯 입가에 손을 댄다.
[거, 검은 고양이!? 눈앞에 나타난 걸로도 모자라, 이런 더러운 걸 내 내게 들이대다니... 불길해! 내일 세계가 멸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불길해!]
불길 ㅡㅡ그것은, 아사토에게 있어 금구였다. 그 표정이 순식간에 험악한 것으로 바뀐다.
[........너 .....!]
[안돼, 아사토!]
송곳니를 드러내며 덤벼들려고 한 아사토의 행동에, 코노에는 당황하여 비닐봉지를 날렸다. 폭주하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옆으로 뛰어가, 달래듯 어깨를 쥔다.
[안돼]
[하지만, 코노에...]
아사토가 덤벼들지 않는 것을 알자, 가면의 남자는 정장의 옷깃을 고치며 억지웃음을 지었다.
[후우....., 이래서 짐승은 야만적이라 곤란하다니까. 나는 말이네, 인사를 하러 온 거야]
[인사?]
[최근 이 근처에 생긴 (비스키오 마트), 물론 알고 있겠지?]
들은 적이 있는 이름에, 코노에는 쫑긋 귀를 움직였다.
[(비스키오 마트)...... 슈퍼]
[그래. 그 굉장한 대형 슈퍼야. 이 근처에는 달리 가게가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왔던 손님들은 기쁘게 우리들의 멋진 초대형 슈퍼에 모이고 있지]
분명 (비스키오 마트)가 생긴 후로 손님의 수는 계속 줄고 있고, 그에 대해서는 코노에도 불안하게 여기고 있었다.
[이후, 이 가게는 계속 기울어지겠지만, 나쁘게 생각지 말아 주게. 그건 지극히 당연한 흐름이니까. 덧붙여서, 나는 오너인 알비트로다]
취미가 나쁜 가면의 남자, 알비트로는 은근히 무례하게 깊이 머리를 숙이고서, 아니꼽게 입술을 일그러뜨렸다.
[이런.... 동물원 같은 위생적이지 못한 편의점 따위, 지금까지 흔치 않아서 유지해 온 거나 다름없으니까]
혐오감을 한껏 품고 내뱉어진 말에, 코노에 역시 분노가 치밀었다.
[그런....!]
자신들은 나름대로 일하고 있다. 그걸 왜 이렇게까지 매도당해야 할까.
게다가 반론을 이어가려 했을 때, 대뜸 가게의 문이 부서질 기세로 열렸다.
[아아 ㅡㅡㅡ, 짱 지루하네~~~~]
황새걸음으로 점내에 들어왔던 것은 장신의 2인조였다.
한 명은 금발로, 또 한 명은 짧게 깎은 검은 머리의 남자다.
[늦어 군지. 뭘 하고 있었던 거냐]
[에~, 벼얼로 ㅡ, 평소처럼 걸었는데 ㅡ]
군지라고 불린 금발의 남자가 하찮다는 듯이 대답한다.
[너는. 키리오]
[글쎄에...]
흑발의 남자, 키리오도 도무지 흥미가 없다는 듯이 얼굴을 돌렸다.
[정말이지, 너희들은...]
알비트로는 질렸다는 듯 한숨을 내쉰다.
[그것보다도 ㅡㅡㅡ, 사람인데 귀랑 꼬리가 붙어있어? 고양이 인간?? 히얏핫, 쩌는데~~??]
유난히 호들갑을 떨며, 군지가 코노에를 손으로 가리켜 폭소했다.
[진짜 달려있는 건가아? 저 귀랑 꼬리...]
키리오는 느긋한 말투로 목을 뚜둑거린다.
군지는 곧장 코노에에게 다가가 팔을 잡고, 작은 몸을 억지로 끌어당겼다.
[우왓!]
[진짜야 이거, 장난 아닌데!!!]
새로운 장난감을 손에 넣은 아이 같은 얼굴로, 군지는 귀나 꼬리를 원없이 잡아당긴다.
너무 심하게 제멋대로 굴자, 코노에는 꼬리털을 부풀리며 위협했다.
[놔!]
그러나, 위협 따위 신경도 쓰지 않는 군지는 코노에의 몸을 마구 만진다.
[꼬리 부숭하네~털 모양도 매끈매끈~리얼하게 고양이야 짱이다 ㅡㅡㅡ]
[잠....!]
[코노에!]
즉각 코노에 옆에 다가오려 한 아사토였지만, 대뜸 앞에 나타난 벽에 부딪혔다.
[....윽!]
[어이쿠...검은 고양이가 쿵했네...]
앞을 막아선 것은 키리오였다. 아사토를 내려다보며, 재밌다는 듯 입꼬리를 끌어올린다.
[검은 고양이랑 쿵했으니, 불길하겠구나아]
[! 너....!]
키리오가 내뱉은 말에, 아사토는 송곳니를 드러내며 낮게 으르렁거렸다.
[이봐 너희들. 동물원에 온 애도 아니고, 너무 시끄럽게 굴지 마. 후후후..]
알비트로는 심술궂은 미소를 지으며, 점내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선반에 놓인 상품을 들고, 노골적으로 얼굴을 찌푸린다.
[하아, 뭔가 이건... 고양이 건강 마타타비 만쥬? 누가 산다는 거야, 이런 걸]
쓰레기라도 주웠다는 것처럼, 상품을 바닥에 내던진다.
[아!]
군지와의 격투를 이어가면서, 코노에는 무심결에 소리를 질렀다.
[우리 상품을...!]
[이게 상품? 흥, 웃기는군]
조소와 함께, 알비트로가 바닥에 버린 상품을 짓밟으려 했다.
[그만둬!]
비통하게 코노에가 소리를 짜낸, 그때.
[.......네놈들, 우리 가게에서 뭐 하는 거야]
날카로운 소리가, 혼란한 점내의 공기를 갈랐다.
그곳에 있던 전원이 움직임을 멈추고, 입구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서있던 것은, 찌부러진 종이박스를 손에 든 라이였다. 차가운 푸른 눈이, 소란스러운 손님을 똑바로 응시한다.
[라이!]
[이런!]
코노에와 동시에 외친 군지가, 라이를 보고 눈을 빛냈다.
[하얗고 꼬리가 부숭하잖아!! 개쩔어!!!!]
코노에에게서 떨어져 맹렬한 기세로(猪突猛進) 달려든 군지를, 라이는 순간적으로 손에 들고 있던 종이박스로 때렸다.
[다가오지 마!]
[아얏!]
종이박스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소리가 나며, 군지가 얼굴을 감싸며 웅크렸다.
[큿..., 빡센데, 고양이펀치...]
군지에게서 거리를 두고, 라이는 대놓고 질색하며 서있는 남자에게 험악한 시선을 던졌다.
알비트로가 턱을 올리고 도발적으로 라이를 돌아본다.
[자네가 이곳의 점장인가?]
[그렇다]
라이의 대답에, 가면의 남자는 눈을 감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흘렸다.
[그런가, 자네가 점장인가]
[뭐냐, 이건]
[우리들은 최근 생긴 초 울트라 대형 슈퍼 [비스키오 마트]의 관계자다. 오늘은 가볍게 인사를 하러, 왔지]
[(비스키오 마트).....]
그것만으로 모든 걸 이해한 것일까. 라이는 한 번 크게 꼬리를 흔들며, 눈을 가늘게 뜬다.
[아아, 그래. 오늘은 선물을 가져왔지]
보란 듯이 손을 팡 치고, 알비트로가 겉옷 안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야만적인 짐승이 좋아할 거라고 들었네]
하얀 장갑을 낀 손에 쥐어진 것은, 플라스틱제의 화려한 쇼킹 핑크색 강아지풀이었다.
그것을 보고, 코노에가 움찔 귀를 흔든다.
[아-! 강아지풀!]
순간, 고양이보다도 격렬한 반응을 한 군지가 알비트로의 손에서 강아지풀을 잡아 빼앗았다.
[이거 흔들면 고양이가 뛰어오르잖아!? 자아, 자아 요기 요기---!!!]
기쁜 듯이 외치면서, 군지는 상하좌우로 붕붕 강아지풀을 힘껏 흔든다.
그것은 고양이의 눈이라면 몰라도, 사람의 눈으로는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르기였다.
[.............]
이래서는 고양이도 수렵본능에 자극이 오지 않는다. 코노에 일행이 가만히 있자, 키리오가 군지의 뒤통수를 때렸다.
[아얏! 뭐 하는 거야 영감탱!!]
[바아보. 그래서는 글렀잖아.. 좀 더, 이렇게...]
군지에게서 강아지풀을 빼앗아, 키리오는 좌우로 흔들었다.
그것은 실제로 고양이의 본능을 긁는 절묘한 움직임이었다.
[우우우...]
코노에가 참을 수 없다는 듯 낮게 으르렁거린다.
[참아, 바보 고양이가]
[코노에, 안돼]
이런 완구에 코노에는 약하다. 라이와 아사토가 자제하라고 하지만, 본능의 충동을 억누를 수 없다.
[안돼, 이제, 무리....!]
근질근질한 코노에가 뛰어나가려 하던 그때였다.
[안돼. 코노에]
갑자기, 입구 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어느새 들어온 건지, 그곳에는 가문명 무늬가 들어간 하카마에 기타를 든 수상한 남자가 있었다. 코노에가 놀란 얼굴로 남자를 응시하며, 걸음을 멈춘다.
[당신은....항상 우리 가게에 와주는 수수께끼의 단골, 기타 씨...]
그 남자는, 일주일에 5번은 이 가게에 오는 단골손님이었다. 항상 왜인지 기타를 들고 있어서, 점원들 사이에서는 [기타 씨]라고 별명이 붙어있었다.
[또 새로운 짐승이냐! 게다가 하카마 차림이라고!?]
알비트로는 남자를 보자마자 눈을 치켜떴다. 남자에게도 귀와 꼬리가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새해니까, 축하하는 차림이 좋을 것 같아서]
빙긋 웃는 남자에게, 알비트로는 히잇하며 비명을 지른다.
[더러운!!!]
[그보다, 당신들에 대해 약간 조사해 봤어. 상당히 악덕한 장사를 했던데]
[뭣이!?]
남자의 말에 알비트로가 눈을 부릅뜬다.
[비스키오 마트에서 판 식품과 소모품에는 전부 미량의 (라인)이라 불리는 약이 들어가 있어서, 그걸 입에 댄 자는 같은 것이 아니면 참을 수 없게 되어, 결국 그만둘 수 없게 되지]
[뭐......!]
대놓고 동요한 알비트로의 안색이 점점 창백해진다.
[과연. 그렇다는 건가]
남자의 이야기를 듣고 납득한 것인지, 라이가 알비트로에게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다.
[다, 닥쳐! 그런 이야기는 거짓이다! 거짓말인 게 당연하지! 에에이, 너희들! 이런 짐승, 해치워버려!]
알비트로는 오들오들 입술을 떨면서, 키리오와 군지에게 사주하려고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다.
[에-, 부드럽고 몽실몽실한데 무리-]
[고양이는 날렵하니까아..]
[너희들!!!]
실로 할 맘이 1도 없는 두 사람에게, 히스테릭한 외침이 울린다.
[코노에를 괴롭혔어. ...전부, 너때문이군]
투지와 적의를 드러낸 아사토가 알비트로에게 조금씩 다가간다.
[여, 여기로 오지 마!]
[아사토...!]
어쩌면 좋으냐고 허둥거리는 코노에의 어깨를, 살며시 누군가가 만졌다.
돌아보니, 통칭 기타 씨가 상냥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네가 좋다고 생각하는 길을 나아가렴, 코노에]
[기타 씨...]
그 말에 등을 떠밀려, 코노에는 의연한 눈빛을 아사토에게 보냈다.
아사토가 기세 좋게 뒷발을 차며, 알비트로를 향해 몸을 날렸다.
[....사라져!]
[아사토! 그렇다면 난 노래할게. 투ㅇ..., 점원을 위한 노래를!]
코노에가 천천히 눈을 감고, 몸의 내부에서 솟아오르는 선율과 빛을 해방한다.
어디에서라 할 것 없이 편의점 [LAMENTO]의 오리지널 테마송이 흘러나왔다.
[기다려, 너무 거창하게 해대면 가게가....!]
라이가 제지하려 소리를 질렀을 때는 이미 늦었다. 아사토의 몸을 코노에의 노래가 감싼다. 새파랗게 질린 알비트로는 도망치려 했지만, 도중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오, 오지 마, 다가오지 마, 가까이 오지 마! 푸엣치, 우에에엣치! ....히, 히이이이이잇!!!]
일시: 1월 1일
날씨: 흐리고 비
기입자: 라이 점장
결국, [비스키오 마트]는 부정 판매행위가 적발되어, 바로 폐점했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나는 가게의 뒤처리에 머리가 아프다.
짓밟힌 상품이나 무참하게 부서진 선반. 귀찮은 일에, 본사에 불려 갈 처지가 되었다.
얌전하게 가게를 지키고 기다려.... 바보고양이들아.
번역: cherry( 티스 관리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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